얼마 전 카카오 뷰를 통해 만난 에세이집 '드라마의 말들'
제목에 이끌려 보게 된 책이다.
최근의 드라마부터 2,30년 전의 드라마까지 전부 명작들로 구성되어 있다.
88 올림픽이 열리던 시절 방영된 '모래성'부터 최근 종영된 '펜트하우스'까지...
사회에 팽배해 있는 가부장적 사고방식은 3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작들의 향연.
드라마의 말들에 소개된 드라마 중 가장 오래된 드라마는 88년에 방영된 '모래성'이다.
'누구도 누굴 함부로 할 수 없어. 그럴 권리는 아무도 없는 거란다. 그건 죄야.'라는 명대사를 남긴 드라마로
지난봄 배우 윤여정 님이 한 프로그램에서 명대사로 꼽아주시기도 했다.
길다면 긴 30여 년의 시간이 지났음에도, 가슴에 새겨지는 대사이다.
누굴 함부로 할 수 없는데...
어쩌다 우린 '내가 누군데...'라며 갑질하는 사람, 자신이 낳은 아이를 학대하는 사람, 부러움이나 열등감 또는
우월감을 차별의 또 다른 이름으로 함부로 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지 안타깝다.
10년 정도 지난 뒤에 방영된 '카이스트'라는 드라마도 드라마의 말들에 소개된 드라마 중 하나이다.
'전 여자니 남자니 골치가 아파서 잘 모르겠습니다. 전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사람한테 질문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란 명대사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일상에도 깊이 파고드는 대사이다.
김치녀, 한남충, 페미니스트, 이성 혐오 등의 이름으로 남과 여를 구분하고 서로 차별하려 든다.
우리 모두는 존중받아야 하는 사람이다. 같이 세대를 살아가는 지극히 평범한 지구 생물종 중 하나인 것이다.
최근의 드라마로 드라마의 말들에 소개된 드라마는 펜트하우스이다.
'사는 집이 그 사람의 인격이고, 권력인 세상'을 지금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초등학생 이전의 유치원생들조차 사는 집의 평수를 물으며 차별의 시작점을 배운다.
누구에게 이런 것들을 배운 것일까?
첫 사회생활의 시작을 차별을 배우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일까?
다른 주거형태라는 이유로 지독히도 이기적이고 못난 어른들로 인해 왜 우리 아이들이 위험한 통학로로 떠밀려야 하는 걸까?
나는 부모는 아니지만 부모인 사람들은 깊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사람들의 인성은 시대의 발전에 역행을 보인다.
내 자식이 최고다. 그러나 남의 자식도 최고다.
나는 잘났다. 그러나 남도 잘났다.
국민의 표로 국회에 가신 어떤 분의 '개, 돼지'발언이 아직도 선거철이 되면 회자되고 있고
선거 때마다 출마하는 후보들에게 음주운전은 기본 스펙이 되었다.
드라마의 말들에 소개된 여러 드라마 중 60일, 지정 생존자가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 할 가장 기본적인 평등권이 아닌가요?
제가 뭘 더 고려해야 하는 겁니까?"라는 지정 생존자....
우리가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
백신을 거부해 한 동안 아무 곳도 갈 수 없었고,
현직 대통령을 주제로 웹툰을 그렸다고 항의를 하고,
일회용 컵 사용 보증금제를 시행해 달라는 국민의 외침이 무시되고.
기후위기에 역행하는 정책만 발표되고, 축소되는 세상에서 우리 기본적인 권리는 과연... 어떻게 찾아야 하는 걸까?
나보다 더 풍족한 삶을 누리고는 있다고 하나 더욱 치열해진 경쟁 속에 짓눌려 있는 수많은 수험생들....
누군가에게는 시간낭비 일지 모를 드라마 시청이 작가의 말처럼 시대를 반영하는 조금 빠른 미래 혹은
아주 느리게 현재의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일상이다.
그냥 그러려니 보아왔던 드라마 속 말들 속에서 마주하는 불편한 장면들 또한 눈에 띈다.
예전보다 많아지고 뚜렷한 드라마 PPL들...
물론, 제작비 관련 문제도 있겠지만, 그중 한, 두 개 정도는 친환경적이거나, 착한 기업 제품들은 어려운 걸까?
역사드라마에서 잊을만하면 나오는 동물학대 사건들....
왜 드라마에선 페트병에 든 생수만 마시는 걸까? 정수기는? 무수한 정수 회사들 많은데....
몇 초 방영되지 않는 식사 장면을 위해 차려진 음식들은 촬영이 끝나면 어떻게 되는 걸까?
물론 많은 인력들이 무수한 노력을 들여 즐거운 시간을 선사해 주고 있지만 조금만 더 낭비되는
자원이 없도록 힘써주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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